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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몸부터 다시 세우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경제적으로 다시 시작하려면 몸도 버텨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몸을 회복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회사를 다시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새출발기금을 통해 채무조정이 확정되었다고 해서 회사 운영이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앞으로도 매달 상환해야 할 돈이 있고 회사도 계속 운영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회사에서 매달 빠져나가는 고정비와 운영비를 처음부터 다시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고정비를 점검하다
사업을 하다 보면 매출은 늘 신경 쓰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매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지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조금만 더 팔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매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필요하게 빠져나가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그래서 엑셀을 열고 회사에서 매달 나가는 비용을 하나씩 정리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인건비, 임대료, 통신비, 보험료, 교통비, 식비, 기사 설치비, 광고비, 상품 매입비까지 모두 다시 적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정리만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씩 들여다보다 보니 생각보다 줄일 수 있는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인건비는 현재 매출액과 수익구조로서는 변제금 상환액을 맞추기 위해서는 아르바이트 인원을 두지 않고 운영을 해야해서
가장 먼저 줄여야 하는 항목이었습니다. 기존에 나가던 4대보험료도 이제 직원없이 운영을 하면 줄어드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고정비를 줄이는 것 중에서 가장 고민이 되었던 부분은 보험료였습니다. 종신보험을 해약하면 줄일 수 있는 금액도 꽤 되지만
지금까지 납입했던 보험료의 원금 환급은 절대 안되며, 손해를 보면서 해약을 하지만 현재로서는 부담되는 금액이라 실손보험과 암보험은 유지하기로 하고 종신보험은 해약을 했습니다.

운영비를 줄이다
이번 점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무조건 아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회사를 계속 운영하면서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보험도 다시 검토했고, 식비와 교통비도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봤습니다.
기사 설치비와 포장 부자재도 다시 계산해 보았습니다.
상품 매입도 예전처럼 재고를 많이 확보하기보다 실제 판매 흐름에 맞춰 조금 더 보수적으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제품 판매 후 정산금이 늦게 들어오는 부분과 제품을 주로 사입을 하고 1~2주 이내에 매입금을 지불하다보니
현금유동성이 너무 안좋아 매번 힘들어지는 부분이 있어 가급적이면 판매가 잘 되는 제품 위주로 사입을 하고
즉시 판매가 안되는 제품은 위탁판매하는 형태로 재고를 줄여 나가야 현금유동성이 조금이나마
좋아질 것 같습니다.
광고 역시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효율이 낮은 부분을 다시 점검해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몇만 원, 몇십만 원 줄이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러 항목을 다시 계산해 보니 생각보다 적지 않은 금액이 절감되었습니다.
매출을 늘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는 돈을 막는 것도 회사 운영에 있어서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버틸 힘
이번 점검으로 회사가 갑자기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채무 원금은 그대로 남아 있고 앞으로 상환일에 맞춰서 변제금 상환도 계속해야 합니다.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점이 하나 있습니다.
막연히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새출발기금은 제게 시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결국 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정리한 엑셀은 단순한 비용 목록이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회사를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다시 계획하는 첫 번째 경영 노트였습니다.
아직 갈 길은 멉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무조건 매출만 바라보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회사를 오래 운영하기 위해서는 매출을 늘리는 것만큼 지출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RestartAt50에서는 실제로 고정비를 줄여가는 과정과 사업을 다시 세워가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엑셀을 다시 정리하면서 한 가지는 분명해졌습니다.
회사를 살리는 일은 거창한 변화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매달 반복되는 작은 비용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