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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기금을 신청하고 채무조정이 확정되면서 경제적으로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신용회복위원회를 다녀오고 시간이 지날수록 한 가지를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소득의 거의 대부분이 변제금으로 사용되어야 될 상황에서 앞으로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성실하게 상환하며 살아가려면 무엇보다 몸이 버텨줘야 합니다. 몸이 지치면 일을 계속하기 어렵고, 마음까지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RestartAt50 에서는 단순히 빚을 갚는 이야기가 아니라 몸과 마음까지 다시 세우는 기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첫 번째 실천이 바로 달리기였습니다.
몸이 버텨야 한다
새출발기금은 제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기회를 얻는 것과 그 기회를 끝까지 이어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예전에는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몸이 조금 힘들어도 참고 버티면 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앞으로 오랜 시간 변제계획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몸이 먼저 건강해야 합니다.
건강해야 다시 일할 수 있고, 건강해야 다시 도전할 수 있으며, 건강해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제를 다시 세우기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사업이 아니라 제 몸을 돌보는 일이었습니다.
거창한 운동이 아니라 가장 꾸준히 할 수 있는 달리기부터 시작했습니다.
기록을 위한 달리기가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버텨낼 체력을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체력이 갑자기 한 순간에 좋아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1km에서 10km까지
오늘은 10km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10km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작년 겨울,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일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여야겠다는 마음으로 일주일에 2~3회씩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1km도 제대로 뛰지 못했습니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몇 번이나 걸음을 멈춰야 했고, 달리기를 마치면 한동안 숨을 고를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담배를 계속 피우면서 달리기를 하는 건 스스로를 속이는 일이 아닐까?
그 생각이 계기가 되어 오랫동안 피우던 담배도 끊게 되었습니다.
금연을 시작했다고 바로 달리기가 쉬워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1km를 뛰던 거리가 2km가 되었고, 3km를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순간 5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되었고, 지금은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10km를 달립니다. 시간이 되는 일요일에는 16~18km 장거리 러닝도 계획할 만큼 체력이 조금씩 좋아졌습니다.
오늘은 오전 9시에 약속이 있어 장거리 대신 10km를 목표로 달렸습니다.
아침 6시 17분에 출발했지만 비는 내리지 않았고, 대신 습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4km를 지나면서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고 심박수도 평소보다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7km 이후에는 다리가 무거워졌지만 오늘의 목표였던 10km를 무리하지 않고 마무리했습니다.
오늘의 러닝 기록
- 출발 : 오전 6시 17분
- 거리 : 10.01km
- 시간 : 1시간 04분 53초
- 평균 페이스 : 6분 28초/km
- 평균 심박수 : 140bpm
- 최고 심박수 : 163bpm
- 평균 케이던스 : 174spm

기록 자체보다 더 좋았던 것은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10km를 이제는 계획대로 달릴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살아가는 힘
무작정 거리를 늘려서 달리면 달리기가 지루하게 생각될 것이고 그러다보면 자칫 중도에 그만 둘 수도 있을 것 같아
하프마라톤, 풀코스 마라톤을 장기적인 목표를 세워서 이루게 되면 그것 또한 큰 성취감이 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직은 하프마라톤 목표도 쉽지 않습니다.
풀코스 마라톤은 더 먼 목표입니다.
그래서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후년 풀코스 완주를 목표로 조금씩 몸을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
오늘은 10km를 달렸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그 10km가 아주 큰 의미였습니다.
경제적인 재기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듯 몸도 하루아침에 건강해지지 않습니다.
작은 목표를 하나씩 이루어 가는 과정이 결국 더 큰 변화를 만든다고 믿습니다.
오늘도 계획했던 목표를 지켰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RestartAt50는 단순히 빚을 갚는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경제를 다시 세우고, 몸을 다시 세우고, 마음을 다시 세우며 50대 중반의 새로운 삶을 만들어 가는 프로젝트입니다.
오늘의 10km는 기록을 위한 달리기가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버텨낼 체력을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습니다.
잠시 쉬어가도 괜찮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하프마라톤도, 풀코스도 완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